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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시티 트랙 앤 필드 팀.

얼마 전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국인 친구에게 전화를 받았다. 미국에서 태어나 지금은 8학년과 5학년인 두 아이의 대학 진학에 관해 이제는 서서히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며 이것저것 궁금해하기에 아이들의 현재 학교생활과 과외활동에 대해 물었다. 큰아들은 학생 오케스트라에 소속되어 첼로를 연주하고 있고, 두 아들 다 학과 공부를 위해 학원을 다니며, 그 외 스포츠나 다른 활동은 하지를 않는다고 했다. 전형적인 미국 내 동양 학생들의 일상이었다.

2마일 달리기의 카운티 기록 등 다른 여러 기록을 보유한 뛰어난 장거리 달리기 선수이자 학업 성적도 우수한 아담은 자기 학교의 12학년 학생 중 다른 10명과 함께 컬럼비아 대학교의 컬럼비아 칼리지에 지원했으나 혼자만 합격통지서를 거머쥘 수 있었다. 내신성적과 SAT성적은 그 11명 중 가장 낮았으나 고등학교 4년 내내 트랙 앤 필드 발시티(Varsity) 팀원이었고 팀의 주장까지 지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스포츠 팀 경력, 대학 진학 중요 변수
미국의 대부분 고등학교는 다양한 종목의 교내 스포츠 팀을 가지고 있다. 미식축구, 라크로스, 트랙 앤 필드, 수영, 아이스 하키, 테니스, 축구, 농구, 골프 등 그 종류와 목적도 여러 가지다. 그 중 발시티라고 하면 학교 대표팀을 말하며 각 스포츠별 발시티 팀은 학교를 대표하여 다른 학교들과 시합한다. 발시티 팀원 중에서도 학교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우수한 성적을 내는 팀원들은 발시티 레터(Varsity Letter)를 받는다. 발시티 레터란 학교를 상징하는 색상의 단단한 헝겊으로 만든, 가로 세로 각각 20㎝ 정도 크기의 학교 이름의 첫 알파벳 글자를 말한다(가끔 두 글자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이 글자를 대표팀이 입는 레터맨이라 부르는 재킷의 앞쪽에 본인의 이름과 함께 붙인다. 재킷의 뒤쪽과 팔쪽에는 주로 본인의 운동 종목과 두각을 나타낸 분야를 쓴다. 이 재킷은 선수들의 자부심과 직결되고 스포츠 팀원들은 발시티 레터를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학교마다 조금씩 규정이 다르긴 하지만 2군팀인 주니어 발시티(Junior Varsity - JV) 팀은 실력이 부족한 상급생이나 저학년인 9학년과 10학년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저학년이라도 우수하고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발시티 팀원이 될 수 있다. 발시티 선수 선발을 위한 선수 평가는 매해 한다. 또 교내 시합만 목적으로 하는 인트러뮤럴(Intramural) 팀이 있기도 하다.

협동심·리더십 키워주는 필수 요소
대학을 입학하는 데도 발시티 팀원이냐, 발시티 레터를 받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개 사립학교나 보딩스쿨은 스포츠 팀의 종류가 많고 예산이 풍부해 팀도 우수한 편이다. 공립학교의 경우 학교가 시의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나 잘 알려진 시합에서 우승하거나 주목받으면 큰 회사나 기업의 경제적 지원을 받기가 쉽다. 해마다 대학의 코치들은 스포츠 프로그램이 뛰어난 학교를 방문하여 탁월한 선수들을 스카웃해간다. 학교에 따라서 가끔 스포츠가 아닌 아카데믹 팀이나 다른 활동의 발시티 팀을 둔 경우도 있다.

공부가 제일 중요하고 공부만 잘 하면 된다고 알고 있는 한국이나 동양권 부모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국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은 말할 수 없이 큰 의미를 갖는다. 대학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부와 스포츠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대답하라고 하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스포츠는 학교 생활뿐 아니라 미국 사회 전반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인들은 스포츠는 심신을 단련시킬 뿐 아니라 단체경기를 통해 협동심과 리더십을 키워주며 다재다능한 전인격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제니퍼 성〈美 교육 상담 전문가〉jennifer@jseconl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