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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Multibits.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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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달리는 사람들평탄하고 밋밋한 길은 싫다. 아스팔트가 잘 깔린 도로나 트랙이 아니라 흙과 풀, 돌멩이가 뒤섞인 산길을 달린다.
길이 아닌 곳을 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걸어 올라가기도 힘든 산을 나는 것처럼 뛰어가는 사람들, 바로 트레일 러닝을 즐기는 이들이다.
‘트레일(Trail)’의 사전적 정의는 ‘길’이지만 특히 산길처럼 포장되지 않은 곳을 주로 말한다. 트레일 러닝은 우리말로 ‘산악 마라톤’이라고도 부른다.
한국산악마라톤연맹에서는 산악마라톤에 ‘클라이마톤(Climbath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클라이밍(Climb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다.
그렇다고 해서 깎아지른 듯한 산봉우리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것은 아니다. 등산로를 포함해 포장되지 않은 들판과 사막 등 달릴 수 있는 곳 모두가 트레일 러닝의 코스가 된다.
매년 열리는 대형 산악마라톤대회가 수십 개에 이르고 불암산과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한번에 종주하는 ‘5산 종주대회’는 참가자를 500명으로 제한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들은 왜 산을 달릴까? 트레일 러너들 중 상당수는 산악회와 마라톤 동호회, 두 곳에 적을 두고 있다. 즉, 산과 달리는 것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산을 좋아하기에 자주 산에 오르고, 달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결국 산에서도 달리게 된 것이다.
새로운 목표를 위해서 달리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산악마라톤연맹 박충규 씨는 “체력과 근력을 키우는 데 산을 달리는 것 만한 것이 없다. 일반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보다 좋은 기록을 위해서 산을 달리며 훈련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일반 마라톤이 지루해지거나 한계를 느끼는 순간 트레일 러닝의 매력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트레일 러닝의 매력산책을 하는 것도 귀찮은 사람들에게 산을 달린다는 것은 끔찍한 노동으로 느껴질 수 있다. 산악인 중에서도 산에서 달리기를 한다고 하면 “제정신이냐”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산에서의 달리기는 어려워 보이는 일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산을 달림으로써 자연을 훼손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트레일 러닝에 한번이라도 발을 디뎌 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산을 달린다고 하지만 길도 없는 암벽을 달리는 것은 아니다. 주로 임도와 등산로를 이용하며, 코스 중간 중간에 일반 도로를 달리기도 한다.
대회에서도 참가자들의 수준에 맞춰서 난이도와 거리를 적절히 조정한다. 능숙한 숙련자는 물론이고 처음 참가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트레일 러닝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
트레일 러닝의 진정한 매력은 자연을 적극적으로 즐긴다는 데 있다. 도심이나 강변처럼 인공적이고 아스팔트로 다져진 환경이 아니라 흙과 돌, 풀과 나무, 산과 바위가 어우러진 자연을 달리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여기에 보다 재미있고 다채로운 경험을 위해서 줄을 잡고 암벽을 올라가는 리지등반 코스를 추가하기도 한다.
물론 평지를 달리는 것보다는 힘든 게 사실이다. 분명히 일반 마라톤 보다 힘이 더 들며 여러 가지 주의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체력과 근력 훈련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달리고 난 뒤의 피로는 생각보다 덜 하다는 것이 트레일 러너들의 얘기다. 숲이라는 천연 산소탱크에서 무한히 발생하는 신선한 공기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며,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는 아름다운 경치는 피로를 씻은 듯이 사라지게 만든다.
자연을 훼손한다는 것은 오해다. 등산로처럼 정해진 코스만을 달리기 때문에 나무와 숲에 주는 피해는 거의 없다.
올바른 트레일 러닝1. 운동 전후의 스트레칭 및 준비운동오랜만의 운동 후에 뻐근한 근육통은 결코 훈장이 아니다. 하루 운동을 하고 이삼 일을 아파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다. 다시 그 운동을 하기 싫어질 수도 있다.
근육통은 대부분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소홀하게 한 데서 발생한다. 갑작스럽게 근육과 관절을 움직이다 보면 평소에 사용하던 한계를 벗어나고 결국 무리가 온다.
운동 전에 몸의 근육과 관절을 꼼꼼하게 풀어주고 적당히 예열을 시켜주는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은 필수다. 운동을 마치고 난 뒤에 달아오른 몸을 천천히 식혀주는 정리운동도 마찬가지다.
2. 달리기 자세올바른 자세로 달려야 몸의 부담과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시선은 너무 먼 곳이나 바로 발밑을 보는 것이 아니라 5~10m 전방을 바라본다. 힘이 든다고 발밑만 보다가는 장애물을 피하지 못할 수 있다.
단거리 전력 질주가 아니기 때문에 상체를 숙이기 보다는 똑바로 펴는 것이 좋다. 그래야 허리에 부담이 덜 간다.
특히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는 살짝 상체를 뒤로 젖히면서 달려야 다리에 오는 부담도 줄이고 앞으로 고꾸라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보폭은 짧은 것이 좋다. 보폭을 넓히면 한 번에 멀리 빠르게 갈 수 있지만 그만큼 허벅지에 부담이 커진다.
평지가 아니라 장애물이 많은 산길을 달리는 만큼 보폭을 줄이고 경쾌한 느낌으로 달리는 것이 적당하다. 특히 지면에 발을 디딜 때 가능한 한 발바닥 전체를 다 사용하는 느낌으로 달려야 한다.
3. 정신을 집중하자평지나 도로의 마라톤에서는 잠시 한눈을 팔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있다. 하지만 산길에서는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바로 사고로 이어진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항상 전방을 살피며 장애물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작은 돌부리를 잘못 밟는 것도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싶을 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즐기도록 하자.
4. 자연과 사람을 보호한다산과 들이 없다면 트레일 러닝도 없다. 가능하면 정해진 등산로와 코스를 이용한다. 본의 아니게 자연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같은 길을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필수적이다. 등산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먼지를 날리고 돌멩이를 튀긴다면 피해를 주게 된다.
트레일 러닝을 위한 장비들1. 의류옷은 가볍고 움직이기 편하며 땀의 흡수와 배출이 빠른 기능성 소재로 된 것을 입자. 일반 등산복보다는 달리기에 적합한 의류를 선택한다.
셔츠는 내구성보다도 통풍성과 땀의 흡수 및 배출에 중점을 둔다. 달릴 때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얇고 가벼운 것이 좋다.
바지는 일반 마라톤용 반바지도 괜찮지만 점차 몸에 딱 달라붙는 슈트 형태를 입는 이들이 늘고 있다.
모자는 햇빛을 막아주는 동시에 땀이 눈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 역시 가벼우면서도 통풍이 잘 되는 것으로 고르자. 트레일 러닝 전용 모자들은 앞쪽에 통풍구가 만들어져 있기도 하다.
장갑도 필수품이다. 나무를 잡거나 넘어질 때 큰 역할을 한다. 일부 코스에서는 로프를 잡고 암벽을 오르기도 한다.
2. 신발등산화는 튼튼하고 발을 잘 보호해주지만 무겁고 충격흡수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달리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반대로 마라톤 전용화는 가볍고 충격흡수 기능이 좋지만 거친 산길에서는 발을 보호해 주지 못하고 오히려 부상의 위험이 되기도 한다.
트레일 러닝에서는 등산화의 안정성과 운동화의 편안함을 모두 갖춘 전용 트레일 러닝화가 가장 좋다. 거친 환경을 달리기에 적합하도록 튼튼한 외피에다 적당한 쿠션감이 지면에서 오는 충격을 줄여준다.
미끄러짐을 방지하도록 만들어진 바닥은 지면을 박차고 나갈 때 그립력과 추진력을 함께 제공한다. 돌부리에 채이더라도 발가락을 보호하는 안전장치와 돌길에서도 비틀어지지 않는 내부 지지대를 갖고 있다.
3. 배낭배낭은 달리는 데 거추장스럽지 않도록 몸에 잘 달라붙으면서도 가벼운 것으로 선택하자. 등과 배낭의 등판 사이에 바람이 잘 통해서 땀이 차지 않도록 된 제품이 좋다.
가방 안에는 간단한 비상식량과 물, 갑작스런 기상변화를 대비한 얇은 방풍재킷 정도를 넣어두면 안심이다. 물통은 빨대로 연결되어 사용할 수 있는 하이드레이션 시스템이 유용하다.
4. 기타GPS 및 심박계가 결합된 장치를 사용하면 보다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다. 자신의 심박수를 체크해 가장 적합한 운동의 수치를 알려주며, 달리는 거리, 속도, 코스 등을 한눈에 알려준다.
끝나고 난 뒤에는 PC로 자료를 내려 받아 효과적인 관리를 할 수 있고, 그 자체가 기념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점차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포츠글라스는 햇볕을 차단할 뿐 아니라 달릴 때 눈으로 튀어 들어오는 이물질을 막아준다. 깨지기 쉬운 일반 선글라스보다는 안전하고 편리한 스포츠글라스를 추천한다.
추천 트레일 러닝 코스초보자들은 해발 200~300m의 산길을 1시간 이내로 달릴 수 있는 코스가 좋다. 어느 정도 단련이 되는 중급에서는 고도를 300~400m 정도로 올리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달리는 코스로 달린다.
엄청난 체력을 가진 상급자들은 500~800m 이상의 봉우리들을 몇 시간씩 넘나드는 경우가 많다. 산악 마라톤의 풀코스도 40km 정도로 잡는다.
서울 남산이 아주 훌륭한 훈련 코스로 유명하다. 적당한 거리와 난이도, 쉬운 접근성을 갖추고 있으며, 우레탄을 깔아 놓아서 부상 걱정 없이 훈련할 수 있다.
1. 초중급 코스일자산ㅣ서울 강동구 둔촌동 보훈병원 뒤에 위치한 산. 편도 7km 오르막과 내리막이 경사도가 심하지 않고 편안해서 초중급자가 달리기에 좋다.
봉산ㅣ서울 은평구 증산동 뒷산. 편도 7.5km 정도 되는 중급 정도의 구간인데, 최근 계단이 생기면서 달리기에 전보다 조금 불편해졌다.
2. 중급 코스금성산 ㅣ전라남도 나주의 금성산 코스는 왕복 25km 정도의 임도로 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평탄한 편이다. 하지만 해발 531m로 만만한 코스는 아니다.
계족산 ㅣ강원도 영월의 계족산은 해발 890m의 높이에 흙길이면서 약간 고저도가 있는 편이다. 40km의 풀코스 대회도 가능하다.
3. 상급 코스오산 종주ㅣ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잇는 코스다. 비공인 67km의 거리에 최고 기록이 7시간7분에 이를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서울뿐 아니라 대구와 부산에도 이와 비슷한 오산 종주 코스가 있다.
금수산ㅣ충북 제천에 있으며 산의 규모가 커서 다양한 코스와 매력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주로 25km 코스를 많이 뛰지만 40km의 풀코스도 가능하다. 산길을 달리는 진정한 재미를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천 트레일 러닝(산악마라톤) 대회6/15 한산모시 대회 - 충남 서천군 한산면
7/13 12성문 대회 - 서울 북한산
9/13 남산우정마라톤 대회 - 서울 남산
9/28 금수산 산악마라톤 대회 - 충북 제천
10/15 오서산 대회 - 충남 보령
SPORTS2.0 제 107호(발행일 6월 9일)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