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신앙의 힘을 비롯해 자기관리와 절제를 통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과를 봤다. 달릴 때 즐거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앞으로 16년은 더 달릴 수 있을 것이다”
2008진주남강마라톤대회 풀코스 우승자면서 한국 울트라마라톤의 최강자인 심재덕 마라토너가 23일 오후 7시 경상대산업시스템공학부 강의에서‘마라톤, 열정의 무대- 살기위해 달렸고, 최고를 꿈꾼다’라는 주제로 연 강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심재덕 마라토너는 이어 1993년 기관지 확장증(결핵) 진단을 받고 건강 회복을 위해 달리기 시작한 그는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정상인 폐활량의 70%에 불과하다. 그는 달리다 죽으나, 아파서 죽으나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에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고, 달리기 시작하면서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었으며, 삶의 희망과 용기도 얻었다.
이날 강좌는 심재덕 마라토너가 마라톤을 시작한 동기, 삶의 변천과정, 지금까지 롱런의 비결, 훈련 노하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유년시절은 어떻게= 충북 괴산군 연풍면 분지골이라는 시골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나무를 구하기 위해 산을 자주 찾았으며, 원시적인 방법으로 물고기 잡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비포장도로로 학교까지 5km가 넘는 거리를 매일 통학했고, 가는 길에 보이는 뱀은 모두 잡아 팔았는데 당시 50~100원을 줬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100m를 15초에 뛴 그는 달리기의 잠재능력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고2 때 닭고기를 처음 먹을 정도로 채식위주의 식단이 그를 어릴 때부터 몸짱으로 만들었다.
▲마라톤의 시작= 공고를 나온 그는 18세 때 거제도에서 실습을 했고, 현재 직장으로 지금도 일하고 있다. 2년6개월 근무 후 입대한 후 다시 복직. 하루에 10시간씩 근무했는데, 쉬는 시간 빼고는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근무했다.
근무환경의 탓인지 1993년에 기관지 확장증(결핵)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수술을 권유했지만 그는 100% 완치 된다는 보장이 없어 달리기를 시작했다.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정상인 폐활량의 70%에 불과하며, 이 외에도 축농증, 비염 등 후각기능이 안좋다. 매우 독한 냄새가 아니면 거의 맡을 수 없을 정도란다.
마라톤은 1993년 1월 25세의 나이에 시작했다. 훈련 4개월 뒤인 5월1일 노조주관 메이데이 부서별 마라톤대회 5km에 우승을 시작으로, 6월 전사체육대회 10km 우승, 10월 시민의 날 행사 10km 우승했다. 작은 대회이지만 우승이 마라톤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건강도 되찾게 했다.
2년 뒤인 1995년 춘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39분5초라는 기록으로 풀코스를 완주했다. 2002년에는 일본 산악울트라 71.5km 2위, 2003년 100km 울트라를 8시간13분36초에 돌파했다.
▲롱런의 비결= 달리기를 생활화 한지 16년이 됐다. 각종 대회에서 우승의 영광이 롱런의 비결로 우선 손꼽았다. 올해만 해도 고성, 광주, 진주 등 5개 대회 풀코스를 우승했다.
▲훈련 노하우= 달리기는 다리로 뛰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달리는 것이다. 중심이동을 할 때도 동물적 감각으로 굴러가 듯 다리 20%, 팔 30%, 상체 50% 비율로 달려야 한다.
아침보다는 오후가 달리기에 좋으며, 실력 향상을 위해서 아스팔트와 시멘트에서는 훈련을 안한다. 주로 잔디, 인조고무, 운동장에서 달리며, 러닝머신을 자주 이용한다.
달리기 올바른 자세에 대해서 호흡은 최대한 많이 마시고 뱉기, 발전체가 동시에 바닥에 닿는 11자가 되도록, 보폭은 최대한 움직임을 빠르게, 숏피치 주법으로 자기 어깨보다 넓어야 하며 체공시간은 적게 팔꿈치로 쳐서 추진한다. 손톱은 하늘을 향하게 각도는 90도를 유지해야 한다.
대회 1주일 전 3일은 육류 위주로 식사하고 나머지 3일은 탄수화물 위주로 식사한다. 특히 오리 한방찜을 자주 먹는단다. 일요일이 대회라면 금요일 저녁 숙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회당일 출발 5시간 전에 기상하고, 아침은 가볍게 빵이나 떡, 포도쥬스를 마신다. 출발 1시간 전 포도쥬스를 마시고 20~30분정도 몸을 푼다. 20분 전 CCD 섭취, 유니폼을 입고 쳅스틱을 바른다.
달릴 때 15, 25, 35km 지점에서 BCAA 2알을 섭취, 20, 30km 지점에서 GU를 섭취한다. 여름에는 정제염 1알, 물은 반 컵 정도 5km마다 먹으며. 달릴 때 손가락 스트레칭을 계속 한다.
훈련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기록단축에 들어간다.
지구력 향상(산행), 장거리 훈련은 20~45km 정도, 스피드 업은 러닝머신과 운동장 달리기를 하며 주중 계속 반복한다.
피로회복의 열쇠로 그는 단백질과 철분, 탄수화물 섭취를 꼽았다. 완주나 연습 후 항상 스트레칭으로 마무리 하고 냉수찜질을 자주한다.
현재 그의 꿈은 서브 2.5 인이며, 서브-3 100회 돌파이다.
미국 울트라러닝 표지모델을 장식한 그는 지금도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출처: 경남일보
심재덕, 그는 오늘도 달린다. 그는 지금까지 총 137번 풀코스 마라톤대회를 완주했다. 그것도 두 번 빼고 모두 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 sub-3 기록이다.
풀코스 대회 우승은 51번이나 했다. ‘엘리트 마라톤계에서 끈기있는 마라토너로 알려진 이봉주 선수의 풀코스 완주 경력이 40여회인 점을 감안하면 이 아마추어 선수의 기록은 엄청난 수준이다.
특히 올해 들어 그는 자신의 마라톤 인생에서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1969년생으로 올해 그의 나이 42세. 그는 풀코스 마라톤대회에서 올해만 열 번 우승했다.
지난 3월 참가한 서울 동아마라톤대회에서는 2시간 29분 11초의 기록으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마라톤계에서 2시간 30분 안에 풀코스를 뛰는 아마추어 선수는 단 3명뿐. 그 중 한 명이 그다.
풀코스에서 그의 도전은 끝이 아니다. 그는 해외에서 열리는 유수의 울트라마라톤대회에 한국인으로서는 혈혈단신으로 25회 참가해 기적같은 우승을 15차례나 일궈냈다. 울트라마라톤은 풀코스(42.195㎞) 이상의 코스를 통칭해 부르는 마라톤대회다.
이제 국제 울트라마라톤계에서 그의 이름은 최고 스타 반열에 올라 있다. 이제 웬만한 국제 마라톤대회에서는 행사의 격을 높이기 위해 체재비와 항공권비를 지원하며 그를 모셔갈 정도다.
“다 그런 거는 아니고요. 반반 정도 됩니다. 체재ㆍ항공비 지원해주는 대회가 반, 그냥 제가 도전정신으로 출전하는 대회가 반 정도 됩니다.”
그가 해외에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건 2006년 5월 13일 미국 버지니아주런트 로열(Front Royal)에서 열린 MMT(Massanutten Mountain Trail) 100마일 산악마라톤에서 우승하면서부터다.
2006년 그는 경비를 아끼기 위해 비행기를 세 번이나 갈아타며 미국의 울트라마라톤대회장으로 향했다. 이동 중에는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공항 구석에서 새우잠을 잤다. 그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추억의 눈물이 핑 돈다”고 했다.
2005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대회에 참가한 소나무(35) 씨가 이번에 그와 동반 출전했다. 그러나 100마일(약 160㎞)을 달려야 하는 이 대회 코스에서 소 씨가 중도 탈락, 한국인으로서 그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한국인 최초 완주에 의의를 둘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놀라운 사건이 터졌다. 그는 그 해 미국 울트라 러너로 선정된 칼 멜츠와 마세누텐 산맥을 누비며 수십 번의 역전극을 거듭한 끝에 결국 그를 18분 차로 제치고 결승선에 도달했다. 17시간 40분 49초라는 역대 최고기록의 우승자였다.
소 씨는 “첫 출전한 심재덕 씨가 단 번에 우승하는 장면을 목도하며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며 “세계 울트라마라톤계에서 한국인의 긍지를 일깨워준 대사건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사건으로 그는 미국 울트라마라톤계의 권위지 ‘울트라매거진’(2006년 7~8월호)에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표지모델로 실렸다. 세계적 러너를 후원하는 러닝 용품 전문 브랜드로부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후원을 받기도 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악명 높은(?) 경북 문경새재와 맞닿아 있는 충북 괴산 연풍면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그 고갯길을 운동장 삼아 뛰어다녔다. 더 자라 그는 산에서 사는 산사나이가 됐다. 라면 2개를 배낭에 넣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야말로 산에서 살았다. 라면은 끓여먹은 것이 아니라 마른 라면을 그냥 씹어 먹었다. 그렇게 유년 시절부터 산과 어울려 지낸 게 오늘의 그를 만든 원천이다.
그가 어려서부터 달리기를 잘한 건 아니었다.
학교 운동회에서는 달렸다 하면 꼴찌만 도맡아 노트 한 권, 연필 한 자루 타 본 기억이 없다. 그러나 집에서 학교까지 5㎞의 거리를 걸어다녔던 것이 기초체력으로 길러졌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거제도의 조선소로 취업, 지금까지 20여년째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조선소의 근무환경상 그는 1992년 경기관지확장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항상 입을 벌리고 숨을 쉬어야 해 외관상 바보같이 보였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해야 된다고 했지만, 완치를 보장할 수 없어 그는 달리기를 택했다. 마지막으로 달리기를 통해 숨이라도 편히 쉬자고 시작한 것이 달리기 인생이라는 인연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달리기를 통해 그는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그가 처음 울트라마라톤에 뛰어든 건 2002년으로 이때 일본 도쿄 산악울트라마라톤 하세카와컵대회(71.5㎞)의 문을 처음으로 두드려 2위에 오른다.
“당시 준비 없이 열정만 갖고 달려들어 기적을 만들 수 있었으나, 영양보충이 문제가 돼 마지막 3㎞를 남겨두고 일본 유명 산악마라톤 선수인 히로키 이시가와에게 역전을 허용했다”며 그는 이 대회를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는 2005년 5월 일본 나가노 현에서 열린 제11회 노베야마고원울트라마라톤 100km에 참가해 이 대회 4연패를 노리던 일본 최고의 ‘울트라맨’ 미시우라 조지(8시간 5분 49초)를 1분 15초 차로 따돌리고 우승하며 아쉬움을 만회한다. 또 2006년 미국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기세를 몰아 그해 다시 일본 도쿄 산악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도전, 대회 최고 기록을 무려 1시간여 앞당기며 우승하기에 이른다.
2006년 미국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기세를 몰아 그해 다시 일본 더쿄 산악울트라마라톤대회에 도전, 대회 최고 기록을 무려 1시간여 앞당기며 우승한다.
2009년 12월 열린 싱가포르 국제마라톤(풀코스)에서는 세계 최고 러너로 추앙받으며 대회 배너모델이 됐다. 대회의 간판이나 현수막에는 모두 그의 얼굴이 내걸렸다. 여기서 그는 2시간 40분 11초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올해 5월 29일 열린 싱가포르 울트라마라톤대회(84㎞)에서는 한국 참가자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해 6시간 18분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국내 대회를 싹쓸이한 것은 당연하다.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그는 내년에는 또 다른 ‘빅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6월 셋째주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미국 산악마라톤 그랜드슬램 첫 번째 관문인 WS100마일 대회에 참가한다. 두 번째 도전이 되는 이번 기회에 철저히 준비해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그리고 내년 8월 마지막주 열리는 몽블랑 울트라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그가 이렇게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몇 번은 죽어야 할 목숨인데, 아직 살아 남아 그 감사한 마음으로 달립니다. 그리고 달리면서 얻은 것을 남과 공유하고 싶어 달리고요. 또 제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아보고 싶어서 달립니다.” 그는 달리면서 얻은 것을 이제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주변 어려운 청소년에게 장학금 후원사업을 하고, 매달 1회 사내 직원을 상대로 달리기 강연을 하고 있다. 또 외부 강연도 1년에 서너 차례 나가고 있다. “20여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1시간 30분 동안 전달하려니 그 시간이 참 짧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에 모든 걸 전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잘 뛸 수 있는 유전자라도 있는 걸까. “남과 다른 신체 회복력이 비결”이라고 했다.
“사람의 몸은 관리하기 나름이죠. 오늘 풀코스를 뛰고 내일도 풀코스를 뛸 수 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도 점심을 거르면서 하루 다섯 시간 동안 축구를 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그는 아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출처: 헤럴드경제 생활/문화 201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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